리터급 슈퍼스포츠 바이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CBR900RR 은, 데뷔 당시는 600급 차체에 900급 엔진을 얹은 충격 그 자체의 머쉰이었다. 그리고 그후로도 꾸준히 왕좌의 자리를 지켜왔으나, 1998년 YAMAHA 사의 YZF-R1 (177kg) 의 등장으로 183kg 의 CBR900RR 은 갑자기 무거운 머쉰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뿐 아니라 213kg 이란 무거운 무게로 CBR900RR 과 30kg 이라 무게차이를 보이던 ZX-9R 조차도 CBR900RR 과 같은 무게로 98년부터 모델체인지가 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무겁지 않지만, 얼떨결에 무거운 바이크 계열에 속하게 되었다고 해야될까? 그후 CBR900RR 은 YZF-R1 에게 밀리면서, 리터급 바이크 시장에서 저점 인기를 잃어갔다.
하지만! HONDA 는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18cc 의 배기량을 다시 한번 늘리면서 170kg 에 929cc 엔진을 얹은 CBR929RR (2000 CBR900RR) 이란 모델을 등장시킨 것이다. 이로써 혼다는 또 한번 순조롭게 '리터급 최경량 바이크!' 라는 자리에 앉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 자리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하였다. SUZUKI 사가 드디어 리터급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R1000 이란 모델이 929RR 과 같은 170kg 이란 무게를 기록한 것이었다. 이에 혼다는 늘 그래왔듯이 다시 2년만에 모델체인지를 감행했고, 이렇게 탄생한 모델이 바로 CBR954RR (2002 CBR900RR) 이란 녀석이다. (참고적으로 얘기하자면, CBR929RR 및 CBR954RR 도 수출국가에 따라서 CBR900RR 로 명칭된 곳도 있다. 즉 2002 CBR900RR 이라고 얘기한다면, CBR954RR 이란 모델을 뜻하는 것이다.)
보어를 1mm 늘여서 배기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무게는 2kg 이나 감량에 성공하였다. 168kg 이란 건조중량은 동사의 400cc 급 바이크인 CBR400RR 보다 단 5kg 무거운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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