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나라 바이크 시장에서... 600cc 급의 역할은 그다지 크지 못했다.
400cc
급과 리터급사이에서 방향을 찾지못하고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한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400급으로 대배기량 바이크에 입문을 시작해서 쉽게 400급의
출력에 실망을 느끼고 600급을 거치지 않고 리터급으로 업하는것이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우선...
신차가격의 경우 600급과 리터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금액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400cc 라는 배기량에서 얻을수 있는 장점은
상당히 많다. 힘의 여유는 장난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어쩌면 조금 더 돈을 주고 리터급을 구입하는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리터급을 구입한 사람들이 그 바이크의 성능을 몇 퍼센트나
이끌어내고 있을까?
아마
리터급을 타는 사람들중 400급의 성능을 제대로 이끌어내는 사람도
많지 않을것이다.
여기서
성능이라 함은 직선에서의 동력성능이 아니라, 이 바이크를 과연
자신의 몸처럼 다룰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저
직선에서 쓰로틀을 열고 코너진입전 쓰로틀을 닫으면서 브레이킹하고,
코너
탈출하면서 다시 쓰로틀을 열며 그냥 바이크의 라이딩 법대로 달리는것과는
차원이 틀린 것이다.
필자는
스포츠 바이크면 스포츠 바이크일수록 나름대로 저배기량 바이크를
선호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100퍼센트 써먹지 못할 넘치는 출력보다 내가
내 마음대로 다룰수 있는 저배기량의 파워가 오히려 나에겐 재미있다.
코너를 탈출하면서 레드존까지 쥐어짜내면서 탈출하는 통쾌함은
리터급 바이크로 레드존의 1/2 혹은 1/3 로 트랙션을 걸며 탈출하는
느낌과는 차원이 틀린것이다.
리터급
바이크의 파워는 사실 대단하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수도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부정하고싶은 생각이 없다. 스타트후 마음만 먹으면 10초후면
200킬로라는 속도를 쉽게 도달해버리는 엄청난 파워 퍼포먼스....
그리고 이젠 가볍기 까지 하다. 400급 보다 더 가벼운 리터급 바이크까지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상황에서 어찌보면 리터급 바이크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퍼포먼스보다는 자신의 만족에 더 열중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400급의 퍼포먼스는 자기 실력에 비해서 조금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이제부터
얘기하려하는 YAMAHA YZF-R6 에 한번 눈을 돌려보기 바란다..!..
600cc...
맥주 큰병 한병도 안되는 어찌보면 작은 배기량일지도 모르겠다.
400cc
급과는 불과 우유팩하나차이밖에 나지 않는 배기량차이이다.
하지만
600급의 퍼포먼스는 대단하다. 그리고 지금 얘기할 R6 의 퍼포먼스는
기존 600급에 비해 또 엄청나다.
사실..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이 녀석은 동사의 YZF-R1 의 배기량 다운
모델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마스크도
비슷하고 색상등도 거의 비슷하니 말이다.
그리고
R1 에 적용되었던 도립식 포크를 폐지하기 정립식 포크를 사용하거나
하는 점은 오히려 하이엔드 600급을 지향하면서도 싼티나게하는(?)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R1 이 아니라 바로 이 R6 의 편에서 손을 들어주고싶다.
그
이유는.... 이제부터 얘기하려하고, 이 글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그래도
역시 600은 600급 일 뿐 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처음
이 녀석을 보면... 역시 R1 과 비슷하다. 하지만 오히려 더 날렵해
보이는데, 이것은 꼭 내 생각만은 아닐것이다.
헤드라이트와
헤드라이트사이에 마련되어 있는 램 에이덕트는 이 녀석을 더욱
날카롭게 보이게 해준다.
메탈리컬
블루 컬러는 R1에서 많이 봐서 그다지 특별한 느낌도 들지않고...
어쨌든 이 녀석의 첫 인상은 이랬다...
그리고
시트에 앉으면... 포지션은 생각보다 좁은 포지션이다.. 키 180cm
의 필자에겐 남들이 보기엔 작지 않느냐는 느낌을 동반할 정도라고
해야할까? 어차피 개인적으로 슈퍼스포츠 계열의 바이크는 큰 바이크를
선호하지 않기에 불만은 없다.
그리고
계기반을 보는 순간 묘한 감정에 빠져들었다. 이는 나만 느낀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250cc
급에서나 볼듯한... 18,000rpm 까지 표기하고 있는 타코미터...
그리고
그 옆에 작게 자리잡고 있는 디지털 액정 디스플레이의 스피드미터....
정말 묘하다....
시트에
앉아서 계기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달리고 싶다는 생각말곤
아무것도 들지 않는 이런 설정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R1
의 그것과는 다르다... R1 에서는 18,000rpm 까지 있는 타코미터를
볼수 없으니 말이다...
아직
달려보지 않아도 18,000rpm 까지 새겨진 타코미터가 주는 임팩트는
대단하다.
그리고
조용히 이그니션키를 돌려 온을 시키고.... 시동을 걸어보면....
순정머플러가 내어주는 정숙한 배기음... 역시 야마하 답다는 생각만
든다.
가볍게
스내칭을 해보면... rpm 이 올라가는 느낌이 대단하다.. 빠른 쓰로틀
반응...
어쩌면
공포감을 조성할지도 모르는 부분이겠지만, 적어도 R6를 선택한
라이더라면 이런 반응을 좋아하고 구입할 라이더일테니,
그런
걱정 따위는 접어두고 글을 적도록 하겠다.
600급이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무게를 보여주는 클러치 레버를 잡고 기어를 1단으로
넣어본다...
그리고
조심스레 클러치를 연결하며 서서히 아스팔트를 박차고 출발한다.
저RPM
에선 어지간해선 원하는 만큼 가속이 돼지 않는다.
1단에서도
3,000rpm 이상은 유지해야 비로서 출발가속이 된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고 rpm용 엔진을 얹고 있는것이다. R1에서 저 rpm 토크를 보강하기
위해서 채용했던
배기디바이스인
EXUP(Exhaust Ultimate Power Valve) 은 오히려 더 저배기량인 R6
에는 채용돼지 않고 있다.
그래서
2차곡선적인 출력곡선이 오히려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일단
이상태에서 계속 쓰로틀을 열어 풀 엑셀레이션을 해보면, 7~8,000rpm을
넘어서부터 강렬하게 가속하기 시작하고,
12,000rpm
정도를 넘어서면서부터 다시 또 느껴지는 파워는 사실 직선에서도
두려울정도의 가속을 보여준다.
단순한
가속성능뿐만 아니라... 사실 직선에서도 15,000rpm 이 들려주는
600cc 의 배기음과 약간의 진동은...
실질적인
가속성능등을 떠나 라이더를 긴장시키고, 또 흥분시키는 것이다.
마치,
R6 의 카뷰레이터가 쉴세없이 실린더 안으로 혼합기를 뿌려주듯,
내
몸안에서도 같은속도로 아드레날린이 온 몸으로 분비되는듯한 기분....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실제로 빠르기까지 하다. 250cc 급처럼 rpm 만 빨리 올라가고 실제
속도는 그다지 빨리 올라가지 않는것과는 느낌 자체가 틀리다...
그리고....
실로 파워 퍼포먼스도 대단하다. 1단에서 110km/h 가 나오는 600cc
급은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타본 600급 바이크중엔 이 녀석밖에
없다.
이대로
레드존부근을 기준으로 쉬프트 업을 하면서 계속 가속해보면 2단에서
170km/h , 3단에서 이미 200km/h를 넘어서버린다.
시승중
필자가 내어본 최고속은 270km/h 정도이다. 6단이였지만 rpm 의
여유가 있고 출력도 조금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아 직선도로만 더
있다면 이 이상도 충분히 가속할수 있을 것 같았다.
다른
시승자의 경우 290km/h 에 육박하는 속도를 내보았다고도 한다.
하지만...
169kg 이란 무게의 초경량 바이크..
더군다나
고속주행보다는 와인딩 로드를 위해 제작된 바이크로 250km/h 이상의
초고속은 절대 권장되는 속도도 아니며,
권유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필자의 경우는 담력이 약해서 일까?
사실
이 녀석으론 200km/h를 넘어서면서부터 두려움에 휩싸였으니 말이다...
엄청난
속도... 그리고 와인딩로드를 활기차게 달리기 위해 제작된 바이크이기
때문에 부족한 방풍성능...
그리고.....
15,000rpm을 넘어 울부짖고 있는 엔진이 가져다주는 흥분감... 그리고
공포감....
짧은
휠베이스에서 가져다주는 경쾌함은 직선 초고속주행에선 오히려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실제
직선에서 이 속도로 계속 주행할 일은 거의 없을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정도로 파워의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 이다.
이제
이 녀석의 본격적인 무대인, 와인딩로드로 들어서보자.
아니
그전에 이 녀석의 코너링 특성에 대해서 미리 얘기해보도록 하겠다.
내가
바이크를 시승할 때 가장 먼저 해보는 것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바이크에 앉아서 스탠드를 올린후 제자리에서 바이크를 좌우로 흔들어
보는 것 이다.
이때,
일단 바이크의 무게감등을 많이 느낄수 있어 웬만큼의 바이크에
대한 정보는 알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저속에서부터 바이크를 좌,우로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바이크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 이다.
그리고
점점 속도를 높여가면서 말이다. 이때는 바이크의 코너링 특성의
대부분을 짐작할수 있을만큼 바이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낼수
있다.
R6
의 경우... 이 둘다... 매우 가볍게.. 특히 두 번째의 경우 저속에서는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이 들만큼 빠른 반응...
그리고
경쾌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너무 저속에서는 오히려 바이크의
선회력이 원심력보다 강한것인지...
안쪽으로
쓰러질듯한 공포감 마져 들었다. 400cc 급 바이크보다 가볍다.
마치
2스트로크 250cc 바이크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속코너에서의 안정감은 그다지 좋지 못할것이란 예상도 이때 하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와인딩로드에 들어가보면.... 처음엔 허무할정도로 이 녀석의 실력에
내 실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굳이...
나를 깎아 내리지 않더라도... 이 녀석을 타면서 느낀것이라곤 사실...
내 코너링 실력의 현주소를 알았다는 것 이다.
우선
이 녀석을 타고 극저속의 코너를 달려보면.... 불안감이 앞선다.
이 녀석에게는 저속 코너를 얌전하게 돌아나가는것보단,
활기차게
고속으로 돌아나가는게 오히려 안정적이다. 조금씩 속도를 더 높여보면,
뱅킹각이 깊지 않지만 엄청난 속도로 돌아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녀석으로 풀뱅킹각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동급의 다른 바이크들이
같은 속도로 도저히 돌아나갈수 없는 코너가 아니라면
풀뱅킹을
만들어내기 힘들 듯 하다. 다른 바이크들이 깊은 뱅크 각으로 돌아나가는
코너도,
이
녀석은 그저 완만한 뱅크 각을 이루며 같은 속도로 돌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짧은 휠베이스와 가벼운 무게, 그리고 짧은 트레일등이
이루어내는 현상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몸으로 와닿는것은... 보통의 바이크의 경우는 바이크를
눞이면, 헨들이 서서히 셀프스티어를 한다. 즉 바이크를 눞이면
헨들은 천천히 그 쪽을 향해 자연스럽게 돌아가는데,
이
녀석은 눞임과 동시에 ‘턱’ 하고 헨들이 돌아가버린다. 정말 날카롭다.
마치
2스트로크의 감각과 흡사하다. 이런 빠른 셀프스티어에 적응되기
전까진 공포감마져 들 정도이다.
이런
이 녀석의 특성에 익숙해지는데는 나름대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선.... 정말... 허무할정도로 빠른 속도로 와인딩을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익숙해진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코너링 공략하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난폭하게 휘둘러도 DELTABOX ][ 프레임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바이크의
매치가 이토록 절묘한 바이크도 흔치 않으리라 생각한다.
저단기어
고 rpm 으로 트랙션을 걸며 빠른 속도로 코너 탈출하는 기분...
리터급에서
느낄수 없는 재미이다. 리터급 바이크라면 4~5,000rpm 으로 통과해야할
코너를 이 녀석은 2배에 달하는 rpm 으로 트랙션을 걸고 있는 것이다.
보이는
것이라곤 코너탈출구... 그리고 가끔 눈을 자극하며 미친 듯이 튀어오르는
타코미터의 바늘....
들리는
것이라곤 고 rpm에서 울부짖고 있는 600cc 병렬 4기통의 엔진 배기음
뿐이다....
물론
그만큼 조작은 더욱 더 섬세해져야 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지만,
바이크를 조정하고 있다는 실감은 엄청나다.
그리고
이때 얻는 쾌감도 엄청나다. 다른 생각이 아무것도 들지 않을정도다.
열심히
와인딩을 공략한후 휴게소에 멈추어 서면... 그제서야 다른 생각이
든다고 하면 이해가 갈까?
다른
생각을 하고싶지도 않고, 또 할 결흘도 없는 것 이다.
이
바이크의 최고의 장점이자 또 단점인... 무게 때문에 코너에서 느끼는
단점에 대해서도 몇마디 해보려 한다.
우선...위에서도
여러번 얘기했지만 이 녀석의 가벼운 무게는 날카로운 코너링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가벼운 무게와 이런 날카로운 린 특성은 도로위에서 일명 빨래판(깔깔이라고도
하죠? ㅡ.ㅡ)을 만났을때 바로 느끼게 된다.
헨들이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할 때 느끼는 공포감은 F 차 등에서 느끼는...
감당 가능할것이란 생각의 공포감이 아니다.
물론
헨들이 좌우로 흔들리기는 했어도, 헨들이 털리거나 해서 위험한
상황으로 간적은 없으나,
라이더에게
엄청난 심리적은 부담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풀어드저스터블 그낭한 프런트포크와 리어 쇽 유닛의 셋팅을 잘
셋팅해주고, 헨들뎀퍼만 추가 장착한다면 이런 R6 의 움직임에 익숙해지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R1
도 그러했지만, R6 도 생각외로 서스펜션이 무르고 승차감이 좋은편이다.
그리고...
스미모토제 4포트 캘리퍼... 동사의 R1 과 같은 이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해서 사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으리라 생각한다.
오히려
R1 보다 중량이 더 가벼워져서 상대적으로 제동력은 더 증가했다고
생각하면 쉬우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없이 달리면서도, 약 3,000km를 시승했으나 이중에서 사실 만족스러운
코너링을 해본적은 거의 없다.
그
만큼 이 녀석의 실력이 이미 내 실력을 한참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만족감을
느낄수 없다는것.... 그럼으로 만족감을 느끼기위해서 갈망하게
되고....
또,
그 자체만으로 이미 사나이의 도전하고픈 욕망을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이
녀석을 타보기전에 사실 외국 메거진등에서 R1을 타다가 R6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부분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승후에 이 생각이 180도 바뀌어 버린 것은 나뿐만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흔히들
600cc 급은 400급에서 리터급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라고 얘기하고
생략해도 좋다고 얘기들 한다..
하지만...
적어도 내 생각엔 R6 라면.. 뭔가를 아는 사람들이.... 조정한다는
실감을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최고의 만족감을 얻어내기 위해서 리터급에서 다시 업그레이드(굳이
다운그레이드라고 하고 싶지 않다, 이 녀석이라면...) 해야 할 바이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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