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위해 바이크를 타는가? 멋있으려고?
빠른 속도를 즐기기 위해서?
나에게 있어서 바이크는 단지 바이크 일 뿐이다. 바이크를 타는 이유도 단지 바이크이기 때문이다.
'바이크이기에 바이크를 좋아한다고? 웃기지마라!' 라고 반론할 사람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하지만 난 바이크이기에 바이크를 좋아하는 것이고, 구차한 다른 이유는 없다.
만약 내가 멋을 위해서 좋아한다면......만약, 그 멋을 더욱더 충족시켜줄 다른 것 (ex> 스포츠카?) 이 있다면 당연히 그 멋을 충족시켜줄 것 을 좋아하게 될것이고, 빠른 속도? 역시 그 것을 충족시켜줄 다른 것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그것을 선택하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 바이크는 바이크이기에 좋아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바이크를 대신할수 있는 것은 없다..
FZS600SP(이하
FZS600).... 이 바이크는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멋있기도....
그렇다고 해서 같은 배기량의 슈퍼스포츠에 비해서 퍼포먼스가 뛰어나지도 않다.
이 바이크는 바이크를 뭔가 아는 사람이 '자기만족' 을 위해서 선택할 그런 바이크 인 것이다.
최고출력, 최고속도... 등등의 수치나 겉모습에 연연하다보면 그 바이크의 '내면' 을 파악하는게 쉽지 않다.
그러한 숫자놀음이나 겉멋에 신경쓰지 않는 라이더가 선택할 바이크....!....
어찌 생각하자면 상당히 아햏햏한 모델일지도 모른다.
원라이트의 일반적인 네이키드들 처럼 '메커니컬한' 맛이 많은 것도, 그렇다고 풀카울링의 F차 처럼 고속주행을 중시한것도.... 아니니 말이다.
'하프카울 네이키드......'
어떻게 생각하자면 가장 실용적이고, 바꿔 생각하자면 가장 아햏햏한 모델 일 것이다. 하지만... 난 네이키드가 좋고, 또 하프카울 네이키드가 좋다.
하프카울 네이키드를 본적은 많다. 하지만 하프카울 네이키드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것은 YAMAHA 사의 FZS1000 을 시승해보면서 부터 이다. 하지만 FZS1000 은 '한국인' 의 체형에 조금 맞지 않았고, 시내주행등을 자주 하기엔 너무 넘치는 성능이였다.
그리고 FZS600 의 일본 내수모델인 FZ400 은 시내주행등에서 편할지 모르나, 뻥 뚤린 국도에서나, 탠덤라이딩시에 400에서 늘 느끼는 '조금의 아쉬움....' 이 남는 모델이다.
그렇다면
정답은?
그렇다... 바로 FZS600 인 것 이다.
FZ400의 거의 2배 근처에 달하는 출력, 그러나 무게차이는 크게 나지 않으며, FZ400에 비해 크기또한 별 차이가 없다.
400급에 비해 크기나 무게에서 부터 부담이 없이 다가설수 있는 바이크이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이 모델이 정식수입이 되지 않아 현재는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수량밖에 없고, 스페셜 컬러의 SP 모델은 현재까지 국내에 시승차량 단 한대만의 존재만 밝혀지고 있다(물론 음지에 더 있을가능성도 있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다고 짜증내 하지 말라...!...
FZS600SP 는 이정도의 서론은 충분히 할만큼 매력적이고 가치가 있는 바이크이니 말이다.
이 녀석을 처음 실물로 접했을때의 느낌은 'FZ400 과 똑같군.... & 재미있겠는걸?' 이였다.
재미있겠다고 느낀것은 다름이 아니라 FZ400 과 거의 같은 덩치 때문이다. 실제 스펙상으로도 길이는 같으며, 넓이는 오히려 FZ400 보다 5mm 좁으며, 높이는 단 10mm 밖에 높지 않다.
그리고 무게는 단 12kg 무거울뿐...!... 타이어 사이즈등은 동일하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일부는 분명
'400급 차체에 600급 엔진이라면 차체가 불안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리라....
하지만 FZS600의 차체에 400급 엔진을 얹어 일본 내수용으로 판매한 것이 FZ400 이지 FZ400 의 차체에 600급의 엔진을 얹은것이 FZS600 이 아니란 것 이다.
즉 FZS600 은 원래 600급을 위해 개발된 차체이며, 이 모델의 일본내 판매를 위해 400급 엔진을 얹어 발매한 것이 FZ400 이란 것 이다.
그렇기에 차체 강성등에 대해 전혀 의심할 필요는 없었고, 엔진은 FZR600부터 이어져온 십수년동안 이미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YZF600R ThunderCat 의 그것임으로 고성능과 내구성등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음으로.... '재미있겠다!' 라고 생각할수 있었던 것 이다.
호박빛이 도는 금빛컬러로 된 SP 모델의 컬러는 어딜가서도 눈에 띄는 컬러링이며, 시승차량은 타이라레이싱제 엔진헤드 커버, 핸들클램프, 백스텝은 물론K-Factory 제 머플러, 점화케이블을 파란색의 NGK 제로 교체등을 통해서 눈으로 느끼는 '소유욕' 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FZ400 에서 이미 많이 보아왔던 온순한(?) 모양의 어퍼카울과 라이트는 큰 감흥은 없다. 하지만 이것이 FZ400 이 아니라 FZS600 이란것을 생각할때마다 오는 묘한 느낌은 어쩔수 없다. 시승차량은 2000년 모델이라 FZ400 과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2002년 모델부터는 FZS1000 의 그것과 같은 날카로운 프런트 페어링을 하고 있다. 동사의 F차인 YZF600R ThunderCat 으로 부터 물려받은 수냉 엔진은 네이키드에 어울리도록 '냉각핀' 을 멋으로 달고 있다.
필자는 수냉엔진에 냉각핀을 다는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멋있다면 달아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며, 시승차량인 2000년식 FZS600 의 온순한(?) 디자인에는 이 엔진의 디자인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다만,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FZS1000의 프런트 페어링을 그대로 담습한 2002년식 모델부터의 FZS600 은
엔진 냉각핀을 폐지하는게 조금 더 날카롭고 세련된 디자인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시트에
앉아 키를 꼽아본다.
키를 꼽기위해선 어쩔수 없이 쳐다보게 되는 핸들.....
타이라레이싱제로 교체된 핸들클램프가 주는 고급품질은 정말 매력적이다.
핸들 높이의 변화가 없고 핸들 자체를 변환하지 않았음으로 핸들링 성능등에 별 차이는 없겠지만, 눈으로 느끼는 오너의 '소유욕' 을 자극하고 오너의 자존심을 채워주기엔 충분하다.
키를 꼽고 이그니션을 ON 시키면...?...
아무 반응 없다 -_-;;; 최신바이크들 처럼 계기반이 혼자서 쇼(?) 하는 모습등을 볼수 없다.
그리고 우측 레버의 스타트 버튼을 가볍게 눌려주면 매끄럽게 회전하는 셀프스타트모터 소리와 함께, 엔진은 잠에서 깨어나며, 이윽고 '후웅~' 하는 박력있고 매끄러운 배기음을 내 귀에 전해준다.
시승차량에 장착된 K-Factory 제 머플러는 사외품임을 생각한다면 크게 씨끄럽지는 않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도 '웅~웅~' 하는 배기음은 흔히들 말하는 막창머플러(?)가 주는 '걱걱걱걱' 하는 소리와는 늬앙스가 틀린 것 이다.
다만... 단정한 바이크의 디자인을 생각한다면 전기모터 같은 매끄러운 배기음의 순정머플러가 아쉽기도 하다.
이윽고 아이들링이 쉽게 안정되어 타코미터의 바늘은1,400~1,500rpm 을 가르킨다.
타코미터의 레드존은 12,500rpm 부터이며, 스피드미터는 유럽수출모델 답게 mph 를 기본으로 표기하나 조그마한 글씨로 km/h 도 함께 표기하고 있으며, 160mph, 260km/h 까지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우측엔 조그마한 게이지가 있는데,슈퍼스포츠라면 당연히 '수온계' 이겠지만 네이키드 답게 역시 '연료게이지' 이다. 계기반은 스피드미터만 별도로 떨어져 있는 전형적인 슈퍼스포츠의 그것을 담습하고 있지만 위에서 말했듯 '수온계' 가 있어야 할 곳에 '연료잔량계' 가 있는것을 본다면 역시 네이키드 이다.
이제, 스탠드를 가볍게 올리고 클러치를 잡고 노면위로 미끄러져 볼차례...
스탠드는 대부분의 수입차가 그러하듯, 스탠드가 세워진 상태에서 기어가 들어가거나
기어가 들어간 상태에서 스탠드를 세울경우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안전장치가 되어 있다.
스탠드를 올리고, 와이어식으로 된 클러치레버를 손가락으로 지긋이 잡아본다.
와이어식의 클러치이지만, 600급 답게 클러치는 비교적 가벼운 편이라 왼손에 큰 부담은 없다.
그리고 스텝에 발을 살짝 올려본다. 백스텝 키트로 교체된 상태라서 스텝이 예상외로 상당히 뒤에 있다.
높은 핸들에 뒤로 그리고 위로 장착되어 있는 슈퍼스포츠의 그것과 다를바 없는 백스텝은 조금 아햏햏한 포지션인듯한 느낌을 준다.
클러치를
잡고 기어를 중립에서 1단으로 넣어본다.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기어가 1단으로 들어간다.
클러치를 잡은 상태로, 제자리에서 가볍게 스네칭하며 엔진 반응을 느껴보면, 네이키드란것을 감안한다면 엔진 반응이 상당히 빠르고 날카로운편...
슈퍼스포츠와 네이키드의 중간 정도의 반응이라고 해야할까? 역시... F 차의 엔진을 그대로 얹고... 엔진 반응에도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클러치 레버를 조금씩 놓으면서, 쓰로틀을 조금식 더 열면서 서서히 노면위에서 미끄러져 본다.
슬랜트노즈가 대기를 서서히 가르며, 매끄럽고 가벼운 배기음과 함께 FZS600 은 쉽사리 노면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그런데... 어랏? 의외로 저속토크가 없다. 그럴만도 한것이, 동사의 YZF600R 의 엔진을 베이스로 하면서도 출력은 단 5ps 밖에 낮추지 않았다. 다시말해, F차의 엔진과 별 다른 차이점이 없다.
더군다나 시승차량은 K-Factory 제 머플러와 열가가 높은 사외플러그, 점화케이블로 교체된 상태...!...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600급 슈퍼스포츠의 그것에 비하자면 저속토크는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다
시내주행시에도 저 rpm 을 사용해가면서 다니기엔 충분한 토크는 확보하고 있는 것 이다.
엔진은
너무나도 매끄럽게 회전한다. 전기모터 같은.... 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싶지만
시승차량은 K-Factory 제 머플러로 교체된 상태라서 배기음은 아쉽게도 전기모터 같지가 않다.
하지만 엔진의 부드러움 만으로 따지자면 전기모터와 같은 엔진 필링이다.
이 상태에서 쓰로틀을 열어 가속을 시도해보면, 약 5,000rpm 을 경계로 출력이 늘어나는것을 느낄수 있다.
실제로 외국 메거진에서 실시한 FZS600의 다이노테스트를 보더라도 토크와 출력이 약 5,000rpm 을 경계로 쌔어지는것을 볼수 있다.
다이노 그래프로도 5,000rpm 이하와 이상에서의 그래프의 상승폭의 차가 네이키드 치곤 큰편이며, 실제 가속시에도 이 rpm 을 지나면서부터 느껴지는 강렬한 가속감은 이하에서의 느낌과는 사뭇다르다.
1,2단기어 풀쓰로틀에서도 리어서스펜션은 좀처럼 스크와트(구동력에 의해 차체 뒷부분이 아래로 가래앉는 현상) 현상을 크게 일으키지 않는다.
시승차량은 또한 리어스프로킷을 순정보다 큰 사이즈로 교체해서 더 빠른 가속감을 느낄수 있다.
레드존인 12,500rpm 근처로 가속해보면 1단에서 80km/h, 2단에서 130km/h 3단에서는 약 160km/h 를 가르킨다.
초반의
스타트 가속성능은 600풀카울링 스포츠의 그것과 비교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각 기어단수별 속도는 시승차량의 리어스프로킷 교체로 인하여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각 기어에서의 속도를 희생한 만큼 가속력은 더 강렬하다.
그리고 아무래도 네이키드답게 실용적인 회전수와 속도를 생각하다보니 동급 슈퍼스포츠의 그것에 비하자면 기어비가 높은것도 어찌보자면 당연한 것이다.
4,5,6 단의 기어비 차이는 크지 않아서 기어를 한단 올리더라도 rpm 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고단기어에서도 가속력은 충분히 이끌어낼수 있다.
다만 역시 공기저항의 문제일까? 고속으로 갈수록 가속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수 없다.
하지만 역시 600cc 답게 어느정도 직선만 확보한다면200km/h 이상은 우습게 넘어간다. 시승중 내어본 최고속은 긴 오르막길에서 약 130mph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km/h 단위로 따지자면 209km/h 정도...
210km/h 에 육박하는 속도로 오르막길을 올라간 것 이다.
긴 평지에서라면 계기반상 145~150mph 정도까지 가속이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속도는 너무나도 비 현실적인 속도이다.
실제 국도를 무덤덤하게 주행해보면 6단 톱기에어서 4,600rpm 정도에 자연스레 머물게 되며, 이때 속도는 80km/h 정도.
공기저항등의 문제로써 이 시점이 가장 편안해서 이 속도에 머문다기 보단 엔진 출력특성이 5,000rpm 에 가까워지면서 부터 출력이 점점 높아져 가는 특성이라 엔진이 본격적인 파워밴드로 진입하기전인 4,600rpm 부근에서 자연스레 머물게 된다는 느낌......
실제 공기저항만으로 따지자면 100km/h 에서도 충분하며, 120km/h 정도까지는 자연스럽게 허리를 세우고 주행가능하다.
역시
카울의 채용으로 원라이트의 네이키드 바이크에 비해서 주행시 부담없는
속도영역이 30~40km/h 정도 높다.
다만 제대로된 '방풍' 성능을 위해서 카울을 장착했다기 보단 역시 '디자인' 을 위해 장착한 '패션' 적인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제대로된 방풍을 위해서라면 전체적으로 카울이 더 컸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쨋거나.. 6단에서 크루징중에도 쓰로틀을 비틀기만 하면 앞차를 추월하는 것 쯤은 쉽게 가능하다.
이 상태로도 쓰로틀을 여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어느정도 걸리긴 하지만 200km/h 까지 쉽게 가속 가능하다.
다만 빠른 가속력을 얻기 위해선 역시 기어를 한두단 낮춰주는 쪽이 더 빠르게 바이크를 움직일수 있다.
'Power
Is Nothing Without Control......'
이는 한 타이어 회사의 광고 멘트이다...... 그렇다... 파워는 컨트롤 할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수많은 바이크들 중에선 직선에서도 컨트롤 할수 없는 파워를 가진 바이크들도 가끔 있다. 하지만 이런 일부 바이크를 제외한 대부분의 바이크들에게 있어서 컨트롤 할수 있는 파워란 바로 코너링에서의 파워 컨트롤을 얼마나 쉽게, 그리고 제대로 가능하느냐의 문제일 것 이다.
컨트롤 할수 없을만큼 넘쳐나는 파워에 라이더가 짓눌려서, 라이더가 바이크를 운전하는것 아니라
마치 로데오 위에 앉아있는 사람과 같이 바이크의 파워에 어쩔수 없이 끌려다니는 것이라면 그 파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이다.
복잡한 얘기일지 모르겠다.
무턱대로 출력이 높다고 해서 컨트롤 하기 힘든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출력이 낮다고 해서 꼭 컨트롤하기 쉬운 것도 아니니 말이다.
컨트롤 할수 있는 파워란 고출력이냐 저출력이냐를 떠나서 '얼마나 인간적이냐' 라는 것의 문제이리라...
컨트롤할수 있는 파워란 엔진자체의 컨트롤성은 물론, 프레임, 타이어 등 주행에 관련된 모든 요소들이 엔진의 파워와 함께 얼마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냐의 종합적인 문제 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FZS600 은 너무나도 부담없이 컨트롤 할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
눈으로
보기에도 충분히 강해보이는 철제 더블크레이들 파이프프레임...
하지만, 프레임의 강성만 무턱대고 높다면 직진안정성만 키울뿐.. 이 파이프프레임에 필요충분한 강성은 물론 유연성까지 부여한 점이 역시 야마하답다.
또한 YZF600R 에서 이어받은 엔진역시 야마하다운 엔진 필링으로 컨트롤의 용이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프레임과 엔진, 그리고 스미모토제 캘리퍼까지...
필요충분한... 도로의 흐름을 너무나도 쉽게 몇템포고 앞서서 나아갈수 있는 파워이지만, 언제나 손쉽게, 그리고 부담없이 컨트롤 할수 있는 것 이다.
이런 부담없는 컨트롤은 바로 와인딩에서의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그렇다... 부담없는 라이딩이란 것은 언제나 라이더에게 두려움이란것을 주지 않으며 편안함을 준다.
적어도 나는 주체할수 없는 파워에 긴장하며, 매우위험한 순간들을 '스릴' 로 생각하면서 라이딩을 즐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녀석은 '편안함' 속에서 주는 '즐거움' 을 느낄수 있을만큼 뉴트럴한 코너링 특성을 제공한다.
풀 뱅킹을 위해서 굳이 행오프 자세를 취하지 않더라도 가벼운 린인만으로도 매우 빠르고 매끄럽게 돌아가며, 이 순간에도 어떠한 불안감이 없으며 엔진은 평온한 느낌을 유지한다. 그리고 어떠한 심리적인 부담감 없이 쓰로틀을 비틀어 트랙션을 걸며 코너를 탈출해갈수 있다.
차체를 기울이며 선회를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쓰로틀을 비틀어가며 트랙션을 강력히 걸어가며 코너를 빠져나갈때까지
FZS600 은 라이더에게 압도적인 안정감과 안심감을 선사해준다. 하지만 FZS600 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심리적 안심감을 동반한 쾌감' 을 주는 것 이다.
연속코너에서 타이어에 걸리는 하중을 단숨에 줄였다 늘렸다 하는 행동속에서도 서스펜션은 뛰어난 노면 추종성으로 전후 타이어를 노면에 지긋이 눌러주며 압도적인 접지력을 확보한다.
이
녀석의 코너링 특성은 최신
슈퍼스포츠 바이크들 처럼 무게중심이 단숨에 무너지는듯하며 '털썩'
하고 주저앉듯이 눕거나 하는등의 날카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라이더가 의도 하면 의도하는 대로 부드럽게 '스윽~' 하고
뱅킹하며, 라이더가
원하는 라인을 따라 라이더가 원하는 만큼만 뉴트럴하게 선회한다.
이렇게 얘기하다보면 FZS600 이 그저 부드럽고 안정적인 코너링만을 선사하는 굼뱅이 같은 바이크로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YAMAHA 에서는 부드럽고 안정적인 코너링만을 제공하는... '경쾌함' 을 어느정도 무시한FZS600 과 동급의 하프카울 네이키드 XJ600S 가 이미 존재한다.
만약 안정감만을 중시했다면 굳이 FZS 와 XJ-S 가 별도로 존재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 FZS600 은 안정적이고 부드럽기만한 한 마리의 곰과 같은 XJ600S 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바로 충격은 이제부터이다. 바로 이 압도적인 안정감과 부드러움속에 존재하는 '경쾌함' 이다.
다루기 쉬운 친숙한 특성과, 안정감, 부드러움이 워낙 커 이들에 가려서 이 녀석의 뛰어난 운동성능을 주의깊게 느끼지 않는다면 모르고 지나칠수도 있겠지만, 문득 계기반을 내려다보면 압도적인 안정감속에서 나도 모르게 레드존근처까지 가속하며 탈출하고 있는 것 이었다.
이런 바이크가 라이더에게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친절한 코너링 성능을 무시하듯이 이 녀석을 과감하게 다루기 시작하면, 이 녀석은 또 다른 모습으로 돌변하며 코너 탈출구를 향해 포탄처럼 돌진해간다. 센터스탠드가 쉽게 닿아 '키기긱' 거리는 마찰음이 들리긴 하지만 역시 불안감은 없다.
엔진 특성또한 앞서 말했듯 신경질적인 면이 없어서 코너탈출구를 부담없이 풀쓰로틀로 강력한 가속G 를 느끼며 코너탈출구를 향해 맹렬히 돌진하는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다만 행오프 자세를 취할때는 네이키드답게 높은 핸들이 다소 어색하고 불편하긴 하다.
그리고 코너링중 쓰로틀을 닫았을때의 엔진반응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백토크 리미터가 채택되지 않고 있기때문에, 엔진 브레이킹이 의외로 강하기 때문에 저단기어에 고 rpm 으로 코너링중 쓰로틀을 닫으면, 생각보다 큰 제동이 걸리며 차체가 일어서려 한다. 하지만 이 불편함에 불만을 토로할 필요는 없다. 이 녀석은 코너링을 위한 머쉰이 아니니 말이다.
동사의
R1, R6와 동일한 스미모토제 브레이크 캘리퍼는 잘 달리는 만큼 잘 서야
한다는 달리는 물건에 대한 기본적인 법칙에 잘 맞춰져있다.
캘리퍼는 그렇다 치더라도, R1 과 프런트 및 리어 디스크또한 동일한 것을 사용한다. (전후 각각 298, 245mm 플로팅디스크)
189kg 의 무게야 R1 보다 무겁지만, R1 보다 실질적인 도로에서의 주행속도가 더 저속인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사치가 아닐정도로 강력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 것 이다.
동급 어느바이크보다 강력한 제동력을 보여줄것은 단순히 'R1 의 브레이크 시스템' 이란 말 만으로도 짐작 가능 할 것이다.
프런트 포크는 정립식 텔레스코픽 포크로 인너튜브구경 41mm (우연의 일치일지몰라도 R1 은 41mm 도립식) 로써 프리로드 어드저스터블이 가능한 모델이다. 참고적으로 이 프런트포크 또한 YZF600R 과 공용이다.
초기작동감이 조금 확실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네이키드에게 있어 너무 민감한 초기반응을 보이는 프런트포크는 '편안함' 에 위배될수 있음으로 올바른 설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풀 브레이킹시에도 프런트 포크는 스트로크의 한계점을 좀처럼 들어내지 않으며, 덕택에 프런트 타이어의 비명소리는 급작스런 풀브레이킹시에도 좀처럼 들을수 없었다.
리어브레이크는 섬세하기 조작하지 않으면 조금은 락이 잘 되는 설정.
790mm 의 시트고나 네이키드다운 높은 핸들, 슬림한(?) 차체 등으로 인하여 시내주행은 두말할 필요 없이 쉽다.
의외로 저속토크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이 녀석은 600cc 이기에 저속토크는 시내주행에서 충분하다. 그렇기에, 무리한 반클러치등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저속에서의 직진 안정성 또한 우수하며, 네이키드답게 전방시야가 트여서 앞의 상황을 내다보기도 편하다.
급작스런 상황에서도 스미모토제 캘리퍼의 뛰어난 성능으로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바이크를 제동시킬수 있다.
다만, 앞서도 말한적 있지만 임의로 장착해놓은 백스텝 때문인지, 자주 섰다가 갔다가 할때 출발하면서 스텝의 위치가 조금 아햏햏 했던것도 사실이다. 어디에다가 발을 올려야 할지 조금 헤매였다고 해야할까?
분명 상체의 포지션으로 생각할때 '스텝이 여기쯤일텐데~' 하고 발을 올리면 스텝이 없는 허전한 느낌... -_-;
하지만, 이것도 몇일후 익숙해지고 나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약
2주간 시승 기회를 가지며 '스포츠바이크' 의 기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혹시 '스포츠바이크라면 스포츠바이크일수록 고출력에 저중량'을 생각지 않는가?
하지만, FZS600에게 이런 공식을 성립시킬 필요가 없었다.
이 녀석과 함께일땐....
조금 더 높은 출력에서 오는 파워감도.....
조금 더 가벼운 중량에서 오는 날카로운 코너링도.....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크를 타며 느끼는 가장 원초적인 즐거움을 라이더에게 느끼게 해준다고 해야할까?
그동안... 고출력의 저중량 바이크를 타면서...
잊고 있었던... 아니 잊혀져 가야만 했던 원초적인 라이딩의 즐거움을 모처럼 다시 생각할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