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들어서 리터급 슈퍼스포츠 바이크들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기존 모델에 비해서 더 높은 rpm을 사용하여 최고출력을 10~20마력 늘림은 물론, 더 경량화되어 그 전투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범위에 이르게 되었다. 2004년에는 일본 4대 메이커중 3개의 메이커가 풀모델체인지된 리터급 바이크를 내놓게 되었는데, 바로 HONDA 사의 CBR1000RR 과 KAWASAKI 사의 ZX-10R, YAMAHA 사의 YZF-R1 이다. SUZUKI 사의 GSX-R1000 은 2003년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진 않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1992년 CBR900RR 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경량 리터급슈퍼스포츠 바이크가 등장한지 12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13년째에 접어들었다. 1992년 처음 등장한 FireBlade CBR900RR 은 185kg 의 무게에 124마력이란 출력을 내었으며 동급에선 경쟁차종이 없음은 물론 타사의 미들급보다 가벼운 중량을 자랑한 하이퍼 스포츠 모델이었다. 그럼 다시 돌아와서 지금의 FireBlade를 본다면 179kg 의 무게에 172마력이란 출력을 낸다. 10여년의 시간동안 출력이 400cc 급 바이크 한 대만큼 더 늘어난 샘...

그렇다면, 과연 실제 2004년 리터급 슈퍼스포츠 모델들의 성능은 어떠할까? 제원상의 비교로는 알 수 없는 실 성능을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자 한다. 참고로 아래 있는 모든 실성능테스트 수치는 영국잡지 'MotorCycle News (MCN)'에서 발췌한 것 임을 밝혀둔다.

우선, 다이나모를 이용한 실 출력테스트 결과를 보도록 하자. 이를 보기전에 우선 후륜출력과 엔진출력에 대해서 알아두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제원상으로 보는 출력은 엔진과 기타 동력관련 계통만을 장비한 채로 출력을 테스트하게 된다. 반면 아래에서 보게될 '실출력' 이란 흔히 말하는 '휠출력/후륜출력' 으로써, 양산된 바이크를 그대로 테스트 하여서 실제 뒷바퀴에서 발휘되는 출력을 말 한다. 당연히 엔진만으로 테스트한 엔진출력에 반해서 출력이 낮게 나오는데, 이는 실제 바이크는 각종 동력전달장치들을 통해 동력이 전달되면서 이로 인한 마찰등으로 출력이 손실되며, 그외 부수적인 장비들을 구동시키기 위해서 출력이 희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제원상의 '출력' 에 비해서 출력이 적게 나온다는 것 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가 바이크를 타게 될 때에는 엔진만 가지고 타지는 않는다. (-_ㅡ;) 굴러가기 위한 모든 장치가 필요하고 제동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함은 물론 각종 전자장비들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제원상의 '출력' 보다는 '후륜출력' 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왼쪽의 복잡하게 생긴 그래프가 바로 실제 바이크들의 후륜출력을 테스트한 '다이나모 그래프' 이다. 복잡해 보이겠지만 실제로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다.

우선 간단히 표를 통해서 출력을 보도록 하자.

참고적으로 토크는 그래프상으론 ftlb 단위를 사용하지만, 보기편하도록 우리가 흔히 쓰는 kg-m 단위로 환산하였다. 실제 제원상 170마력 전/후의 출력을 내는 바이크들이지만, 실제 후륜출력에서는 145마력 전/후의 출력을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네 바이크 모두다 거의 동일한 수준의 출력손실률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보아선 2004년 모델들의 출력과 토크가 얼마만큼 실제상승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를 위해서 같은 곳(MCN) 에서 예전에 측정한 이전모델들의 출력과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제원상 출력뿐 아니라 실제 출력도 매우 큰 상승을 했음을 알 수 있다. GSX-R1000 의 경우에는 2005년 풀 모델 체인지 예정임으로 3모델에 비해서는 변동폭이 적다는 점은 염두해두자. 그리고 단순히 '출력' 만이 아니라 출력을 내는 RPM 에도 큰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는데,  RPM 이 조금씩 더 상승했다는 것 이다. 즉 더 고회전형으로 만들어서 출력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 이다.

(※ CBR1000RR 의 2002년 비교데이터는 CBR954RR 이며, GSX-R1000 은 2001년 모델, ZX-10R 의 2002년 모델은 ZX-9R 이다.)

이제 수치적인 성능을 벗어나서 그래프를 보면서 출력/토크 특성을 분석해보도록 하자. 우선 4,000RPM 이하의 저속에서의 토크는 CBR1000RR 이 가장 우수하며 YZF-R1 이 가장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4차량 모두 4천을 넘어서면서 다시 토크곡선이 솟아 오름을 확인 할 수 있는데, 1000RR 의 경우에는 초기에 높은 토크를 꾸준하게 유지하며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YZF-R1 의 경우에는 4천을 넘어서면서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GSX-R1000 의 경우에는 경쟁모델들에 비해서 다소 빠르게 토크가 솟아나오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는데, 이는 라이벌들에 비해서는 조금 더 저회전형 엔진이기 때문이다. 실제 YZF-R1 의 경우 저속에서 토크가 가장 떨어지지만 14,000RPM 근처까지 엔진이 회전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반면 1000RR 과 R1000 은 12,000RPM에서 엔진의 회전이 더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1000RR 도 저속에서 토크가 좋음을 확인 할 수 있는데 이도 R1000 과 같이 경쟁모델(R1,10R) 에 비해서 조금은 저회전형 엔진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YZF-R1 의 경우에는 7,000RPM 부근에서 토크가 하강했다가 다시 올라감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배기시스템 EXUP 의 작동으로 인한 순간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출력곡선을 살펴보자면 토크곡선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출력이란 것이 힘(토크)이 할 수 있는 일의 능률이기 때문에 토크곡선과 출력곡선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같은 rpm에서 라이벌들에 비해서 다소 떨어지는 출력을 보이는 YZF-R1 의 경우 라이벌들에 비해서 한참 더 회전하여서 최고출력은 가장 높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좌측 그래프는 4바이크들의 가속성능을 나타낸 표 이다. 실제 테스트는 MPH (Miles Per Hour) 단위로 테스트 되었지만, 보기 쉽도록 KM/H 단위로 환산하였음을 밝혀둔다.

가속성능을 살펴보면 CBR1000RR 이 미세하지만 늘 조금씩 가속성능이 앞서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뒤는 YZF-R1 이 따르고 있으며, GSX-R1000 은 모델체인지된 라이벌들을 상대하기엔 다소 역부족인 모습을 보인다. 말이 필요없을만큼 우수한 가속성능을 모두들 보이고 있는데, 단 3초안에 100km/h를 벗어나버림은 물론 단 8초의 시간만 있다면 200km/h 란 속도를 이미 벗어나 버린다.

ZX-10R 의 경우에는 출력/토크가 R1 이나 1000RR 과 비슷했지만 가속성능에서 조금 뒤쳐저 보이는데, 실제 128~160km/h 구간에선 (기어단수로 보자면 2단기어 구간) 오히려 R1 보다 빠른 가속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어비로 인한 차이정도로 보면 되겠다. 즉 ZX-10R 의 기어비가 YZF-R1 이나 1000RR 에 비해 가속성능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것 이다.

272km/h 라는 비상식적인 속도도 15초 전/후로 모두 넘어서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참고적으로 15초란 시간은 일반적인 국산중형승용차들의 0-100km/h 가속시간이다. 결론적으로 4대의 가속성능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4대모두 두말할 필요 없는 우수한 가속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다.

우측 그래프는 쿼터마일(0-400m) 스탠딩 가속성능을 나타낸 그래프 이다. 쿼터마일 가속성능의 경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드래그레이스' 의 의미와 같아서 정지한 상태에서 출발하여서 풀가속하여 쿼터마일(400m) 지점을 지나는데 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그 지점을 지날 때의 속도를 기록하는 것 이다. 4대의 바이크 모두 10초대의 우수한 성능을 보였으며 230km/h 전후의 도달속도를 보여준다. 참고로 가속성능 테스트는 테스트환경이나 라이더에 따라서 성능차이가 나게 됨으로 여러분들이 알고 있었던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음을 염두해도도록 하자.

우측 그래프는 최고속도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참고적으로 말하자면 바이크의 경우에는 공기저항을 매우 많이 받게 되는데, 라이더가 타고 있을 경우 슈퍼스포츠바이크가 받는 공기저항은 일반적인 승용차의 2.5~3배 수준의 공기저항을 받는다. 이 때문에 엄청난 가속성능에 비해서 최고속도는 다소 떨어지는게 보통이며, 특히 최고속을 중시하지 않고, '와인딩에서의 즐거움'을 메인테마로 하는 이쪽계열 바이크에게 있어서는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실제 공기저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함으로 초고속에서는 출력보다 공기저항을 줄이는 쪽이 더 유리하다. 실제 4바이크들의 출력은 오버리터급 초고속스포츠투어러인 GSX-1300R 과 거의 비슷한 출력을 낸다. 하지만 최고속도에선 20km/h 정도 차이를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공기저항' 의 차이이다. 하지만 4대 모두 280km/h를 넘는 최고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그뿐아니라 모두 최고속도를 출발후 17초대만에 끌어내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이 속도는' 실측속도' 로 바이크의 계기반에 나타나는 속도가 아니라 정밀한 측정장비로 측정한 속도이다. 실제 바이크의 계기반 오차를 고려할 경우 이미 계기반상으론 300km/h 에 육박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본 테스트는 짧은 구간내에서 이루어진 테스트로 실제 긴 도로를 무한정으로 계속 달릴 때 나오는 최고속도와는 늬앙스가 틀림을 염두해두자.

드디어 마지막이다~(-_-) 잘 달리는 만큼 잘 서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 이다. 4대 모두 우수한 제동력을 가지고 있음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으나, 사람의 심리란 무엇인가? 도토리 키라도 제어봐야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가? 그 결과가 좌측과 같다. ZX-10R 이 가장 우수한 제동력을 보이고 있으며, GSX-R1000 이 역시 2004년 풀모델체인지를 하지 않는 유일한 모델답게 제동성능에서도 가장 뒤쳐졌으며, R1 과 1000RR 은 비슷한 제동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10R 과 R1000 의 제동거리 차이는 3m를 조금 넘는 수준. 어찌보면 큰 차이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50m 앞에 위급한 상황이 있어서 급브레이킹을 했을 때 10R 은 멈춰서지만 R1000 은 위험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해보면 웃어넘길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동력은 타이어의 선택과 브레이크패드의 선택으로도 큰 차이가 나게 됨으로 4대의 타이어나 브레이크패드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해둔다면 무시해도 될 법도 하다... (-_ㅡ;)

자~ 드디어 길고도 지루한 4모델의 성능 비교가 끝났다. 어느 모델하나 결코 뒤떨어지는 성능을 과시하고 있음은 물론 특출나게 잘난 녀석도 없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모두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음이 역시 모두들 자사의 최신기술력을 총 동원한 자존심임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다만 비교대상중 R1000 이 2004년에 풀 모델체인지 되지 않아서 일부구간에서 조금 뒤쳐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이 다소 아쉽다. R1000 은 2005년 풀모델 체인지를 할 예정이며, 그 성능은 라이벌들보다 조금 더 앞설 것 이라고 알려져있다.

결론은 무엇인가? 어느것을 사더라도 결코 성능에선 후회하지 않울거란 것 이다. 자신이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모델 그것이 곧 최고가 아닐까?

- 글/편집 : 파워라이더(powerrider@onroadzone.com)

- 원본데이터 : MotorCycle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