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당기면 가고 브레이크를 잡으면 선다. 둘째, 흔히들 근처 슈퍼 갈 때나 잠시 가까운데 갈때 쓴다. 이쯤되면 오늘의 주제를 짐작하겠는가? 다들 알아챘으리라... 오늘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스쿠터다. 그 스쿠터와 '튜닝'을 합치면 오늘의 간식(?)이 나온다. 위에서 말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니, 라이더들에게 조차 스쿠터를 타는 사람들은 신기할 뿐이다. 가까운데 갈때나 타고 다니는 스쿠터에 왠 튜닝이냐? 라고... 하지만 본인은 스쿠터 매니아의 한사람으로써 여러분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자 이 글을 시작해본다.

여러분들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스쿠터의 튜닝은 무궁무진하게 많고, 어렵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스쿠터 튜닝의 기본이 되고 간단하게 할수 있는 '챔버 튜닝'을 소개 하고자 한다. 기종은 대림의 메이져(DAELIM SJ50)이며 배기량은 50cc이다. 스쿠터를 '잘나가게'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해야 될것이 경량화이다. 경량화를 위해서는 무거운 부품을 가벼운 부품으로 교체 하던가 제거를 해줘야 되는데, 이 무거운 부품중 하나가 순정머플러이다. (아쉽게도 무게측정을 하지는 못했지만 순정은 한손으로 어렵게 들수 있는데 반해 대림 레이싱챔버는 너무나도 가벼웠다.) 그도 그럴것이 순정머플러는 시판을 하기 위해서 환경규제와 소음규제를 생각해 소음과 매연을 줄일수 있는 장치들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것들만 들어내어도 경량화는 노릴수 있지만 소리도 너무 씨끄럽고, 출력향상은 노릴수 없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중 대림 자동차에서 레이싱용 챔버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고, 그에 대한 뒷조사(?)를 하게 되었다. 챔버는 대림 스쿠터 레이서들에게만 제공되며, 일반인은 구할수가 없다. 다행히도 필자는 장롱 라이센스(?)가 있었기에 챔버를 구입할수 있었다. 우선 챔버를 장착하기 전 본인은 챔버의 효과를 100% 느끼기 위해 자주가는 센터에서 구동계통을 모두 신품으로 교체했다. (피스톤, 피스톤 링, 실린더, 크랭크, 크랭크 베어링,미션, 미션 베어링, 미션 오일, 알터네이터, 각종 기어, 벨트, 드리븐 풀리, 클러치 슈 앗세이 등등) 그 후 창원시 성산동에 위치한 대림 자동차 공장 내 연구소에서 챔버 제작자님께(대림 자동차 연구소 유배현 조장님) 챔버 장착을 의뢰했다. 챔버장착을 마친 후 무브볼을 몇 g으로 할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저속토크를 살리는 7.5g이냐, 고속토크를 살리는 8.5g이냐, 그 중간인 8g이냐... 결국 필자는 8g을 선택했고 모든 장착이 끝난 후 테스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글을 잠시 멈춰서 장착 후기를 숨돌릴 틈도 없이 진행한 점 사과드린다.

한숨 돌릴겸 챔버의 외관부터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자. 메이져용 레이싱챔버는 레이싱챔버답게 생겼다. 재질은 스틸로서, 적당히 뻣어있고, 적당히 구부러져 있으며 적당히 통통하다. 왜 그렇게 생겼냐고? 이 챔버는 공도용으로 드레스업 효과까지 겸한 제품이 아니라 레이싱 용이다. 애초부터 재질이나 외관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대림 스쿠터 레이스에서 사용하는 레이싱용 챔버 말이다. 장착은 순정머플러 사일렌서와 매니홀더 사이의 볼트3개와 휀더와 고정 된 볼트 몇개만 풀고 챔버만 장착하면 되는, 3볼트 온이다. 장착도 매우 쉬우며 또한 가스켓으로 확실히 마감만 한다면 압력이 샐 일도 없다. 왜 일체형으로 하지 않고 3볼트 온이냐라고 묻는 분들께 다시 한번 이 챔버는 레이싱용임을 생각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대림 측에서 배려를 한 것이다.

처음 장착을 하고 시동을 걸었을땐 이것이 정말 내 바이크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메이져 순정 머플러는 주위에서 꽹과리라고 놀릴정도로 고음이다. 반면 레이싱챔버를 장착하니 저음이었고 소음정도는 비슷했다. 장착 후 매우 씨끄러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어버렸다. '장착을 잘못하거나 성능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잡념은 떨쳐두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주행을 해보기로 한다. 우선 시동을 걸었을때는 위와같이 약간 메마른듯하지만 매력적인 배기음에 놀라고 말았다. 그 후 나는 그 녀석을 끌고서는 직선주로로 향했다. 직선주로로 들어서자 마자 아까 소리만 듣고 섣불리 판단한 자신을 바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직선주로 테스트 결과를 말하기에 앞서, 필자의 바이크에는 스프드미터 케이블이 끈어져서 스피드미터를 사용할수가 없다. 스피드미터 케이블만 연결하면 사용이 가능하지만 필자에게는 그다지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서 제거하고 타고 있다. 하지만 테스트를 위해서는 최고속력을 테스트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아는 형의 CBR600RR을 섭외했고, 그 바이크와 함께 테스트를 시작했다. 우선 주행 특성의 차이를 알아보기로 한다. 순정일때는 저속 중저속에서 고르게 토크가 분포되어 고속에서는 꽉 막힌듯한 느낌을 받곤 하였지만 챔버 장착 후에는 저속 영역은 매우 약했고 중고속 영역에서 파워밴드가 터지며 고속까지 쭈욱 치고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RPM 테스트기로 확인 해본 결과 파워밴드 영역은 6400rpm에서 8500rpm 정도였으며 그 가속력을 쭈욱 유지한채 8700rpm에서는 더이상 RPM이 올라갈줄을 모른다.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는 7000rpm정도를 계속 유지했으며 내리막에서는 9880rpm까지 올라갔다. 최고속력은 CBR600RR로 뒤에서 쭉 따라오라고 한 뒤 같은 속력이 될때까지 테스트를 했다. 결과는 평지 77km/h 가파른 오르막길 54km/h 내리막 87km/h라는 순정 상태일때보다 평균 10km/h 정도 향상 된것을 볼수 있었다. 레이스에서 연비가 필요가 있겠냐만은 순정상태일때 평균 20km/L 정도 나오던 것이 챔버 장착 후에는 17km/L 정도가 나온다. 물론 필자는 조금 '당기는'편이다. 또한 챔버를 장착한 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머플러의 냉각이다. 순정 머플러일때는 머플러 위에 목장갑을 올려놓으면 연기가 나고 배기구를 목장갑으로 막았을 때는 장갑에 불이 붙기도 했지만, 챔버를 장착 한 후에는 주행 후 어느정도 손을 가져다 댈수 있을정도였다. 이는 머플러의 표면적이나 재질의 차이 보다는 배기가스의 이동에 따른 변화로 생각된다. 반면에 위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기름을 조금 더 많이 먹고 저속토크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요즘 들어 메이져 또는 메이져ATS로 윌리를 즐기는 분들이 눈에 많이 띈다. 필자 역시 그랬다. 코너링 연습을 하다가 간간히 윌리 연습도 했다. 하지만 챔버를 장착 한 후에는 필자의 내공(?)으로는 불가능 했다. 아쉽기도 하지만 그만큼 코너링에서의 재미가 솔솔하다.

장착 후 F-3에서 코너링 테스트를 할때(동영상 참조) 뒷쪽에 위화감을 느끼고 실제로도 자꾸 미끌어져 챔버때문인가 생각 했지만 알고보니 뒷타이어 펑크였다. (동영상을 다 찍고 나서 수리를 했기때문에 아쉽지만 된 코너링 영상을 제공하지 못한점 사과드린다.) 수리 후의 챔버 능력은 대단했다. 파워밴드 영역만 계속 유지만 할수 있다면 순정상태보다 뛰어난 코너 탈출 가속력과 코너 진입속도를 만끽할수 있었다. 그동안 불만이었던 코너 진입 속도와 코너 탈출 가속력이 한거번에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솔직히 아직도 조금 부족함을 느끼지만, 어디까지나 50cc이고 노멀 레이스에서는 모두가 같은 조건인 점을 감안할때 이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내용들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결국 답은 하나다. 레이싱용으로는 매우 뛰어나지만 공도용으로는 조금 부적합하다. 늘어난 최고속력과 가속력은 레이스를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겠지만, 그에 반비례하여 줄어든 저속토크와 연비는 공도에서는 쥐악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도 말했지만 이 챔버는 레이싱용이다. 이 결론에서도 확인할수 있듯, 자신이 만들어진 이유를 알고 있는 멋진 물건이다. 결국 레이스에 충실한 머플러다. 하지만 조금만 보완하면 공도에서 쓸수 없는것도 아니다. 필자는 8g의 무브볼을 사용한다고 처음에 언급했다. 무브볼을 가벼운것을 넣고 부가 튜닝을 조금만 더 해준다면 충분히 공도에서도 녀석과 바이크의 멋진 조합을 감상하고 느낄수 있을 것이다. 약 1주일간 탔지만 앞으로도 계속 질리지 않을것 같다. 한동안 순정상태가 너무나 식상해 무엇인가를 바꿔보거나 델피노로 기종변경도 생각해봤지만 챔버를 장착 한 후에는 그러한 생각들이 쏙 들어가 버렸다. 큰돈을 들여 구동계통을 수리하고 챔버를 교환하긴 했지만 내년 '대림 스쿠터 레이스'에서 사용할수 있으니 아깝다는 생각은커녕 멋진 모습으로 레이스에 참가하고 싶다는 욕구만 더욱 커질 뿐이었다. 다른 레이서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필자는 '만족'이다. 이 챔버의 성능은 그대로인채 몇가지 수정 보완된다면 공도용으로 충분히 사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이 시승기를 작성하는데 도움을 주신 대림 연구소 '유배현 조장님'과 테스트를 도와주신 CBR600RR 오너 'kharma'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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